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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궁극의 맛
'단짠, 고짠, 맵짠'

'단짠'은 MZ세대에서 대세 기호로 자리 잡았다. 요즘은 단짠뿐만 아니라 고짠, 맵짠 등 매력적인 짠맛 식품이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맛으로 무장하여 한 입 베어 물면 멈출 수 없는 순삭 식품, 이색적인 경험과 재미를 선사한다.
인생은 단짠단짠? MZ세대 입맛을 사로잡다
'단짠'이라는 말은 본래 단 것을 먹은 후에 짠 것을 먹으면 음식을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의미였지만, 이제는 단 맛과 짠맛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식품으로 불린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맛, 단짠 식품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짠 음식은 탄수화물과 함께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당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단 음식을 먹고 싶어진다. 그 때문에 식후에 단맛이 나는 디저트나 음료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포도당의 비율이 높아져서 나트륨도 그 비율을 맞추기 위해 짠 음식을 찾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끊임없이 입맛이 당긴다. 빵, 과자, 아이스크림, 견과류, 커피에 이르기까지 단짠의 유행은 현재진행형.
단짠은 '고짠(고소한 맛+짠맛)','맵짠(매운맛+짠맛)' 등으로 이어져 다종다양한 식품으로 선보여지고 있다. 무엇보다 보조 식재료였던 소금이 전면에 부각되어 소금빵, 소금 커피 등 매력적인 짠맛을 내는 식품이 새로운 장르가 되어 MZ세대의 원픽이 됐다. 소금이 가미된 '솔티드'식품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에서 몇 년 전부터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단짠·고짠 색다른 맛과 풍미의 K-디저트
본래 외국 음식이었지만 한국에 들어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특화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K-디저트. 그중 최근 들어 압도적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소금빵이다.
대부분의 음식은 소금을 적당량 넣었을 때 맛이 향상되며, 주재료의 풍미를 살리고 단맛을 포함한 모든 맛을 끌어올린다. 일례로 팥죽이나 콩국수 등에 설탕을 넣기도 하지만, 소금을 넣었을 때 단맛이 더욱 배가되고 전체적인 맛의 인상이 풍성해짐을 알 수 있다.
소금빵은 버터의 함량을 높여 구운 '겉바속촉'한 빵에 소금을 뿌려서 극강의 고소한 맛과 짭짤한 맛을 구현한다. 버터의 함량을 높였지만 소금 덕분에 느끼하지 않다는 것이 강점. 고소한 맛과 짭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맛이 살아난다. 본래 소금빵은 일본에서 유래한 빵이지만, 한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유명 빵집에서는 품절 사례로 오픈런을 해야 할 만큼 대세다.
소금빵이 인기를 끌면서 커피 등의 음료에도 소금 메뉴가 등장하고 있다. 소금 커피는 소금을 가미한 달콤한 크림을 커피 위에 얹어 먹는 형태로, 단맛과 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스타벅스는 '씨솔트 캐러멜 콜드 브루'를 선보여 단짠단짠한 커피의 새로운 맛을 제안한 바 있다.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뿐만 아니라 서울의 성수동, 연남동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핫플레이스에 자리한 로컬 카페에서도 '캐러멜 소금 라떼','죽염 라떼' 등 다양한 소금 커피를 선보인다. 소금 커피는 본래 유럽과 미국, 남미 등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 먹던 방식인데, 2차 세계 대전 이후 전세계로 확산하였다. 미국의 '솔티드 카푸치노', 멕시코의 '라임 소금 커피', 이탈리아의 '마페 알 살토' 등 나라마다 소금을 가미한 커피가 존재한다. 커피에 소금을 넣으면 원두에 살아 있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고소한 맛, 신맛들을 이끌어내고 쓴맛이 줄어들면서 커피 본연의 향미가 살아난다. 소금커피는 흔히 크림을 얹은 커피인 '아인슈페너'에 소금을 가미하는 형태여서 홈 카페로도 즐기기에 좋다.
원두커피나 인스턴트커피, 휘핑크림 등에 소금을 뿌려 단짠한 소금 커피를 제조할 수 있다. 소금 커피 홈 카페 레시피는 인플루언서들의 인기 콘텐츠이기도 하다.
소금빵과 소금 커피뿐만 아니라, 달콤한 크림에 소금을 가미한 소금 아이스크림도 단짠에 충실한 K-디저트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아이스크림에 청정 소금을 더해 단짠단짠한 하모니를 보여주는 '소금우유아이스크림'을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금빵, 소금 커피, 소금 아이스크림 등 '솔티드'디저트에 사용되는 소금은 일반 소금이 아닌 죽염, 천일염 등 품질이 좋은 소금을 사용해 맛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특히 소금빵에는 펄 소금이라고 불리는 열에 잘 녹지 않는 소금을 뿌려서 높은 온도의 오븐에서도 녹지 않고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단짠단짠을 넘어 고짠고짠해진 K-디저트의 변주가 더욱 기대된다.





이색 콜라보레이션으로 더욱 '힙'해진 짠맛
스낵업계를 휩쓸었던 단짠, 고짠의 대표적 스낵, '허니버터칩'이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짠맛과 단맛, 고소한 맛의 조화를 이루는 스낵의 선호도는 높다. 특히 매력적인 짠맛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은 상상을 뛰어넘는 맛을 보여준다. '간장치킨맛 스윙칩', '간장치킨 맛 신당동떡볶이'등에 이어 최근 '간장게장 맛 꽃게랑'도 마니아적 취향이 돋보이는 맛이다. 그간 꽃게랑은 김 맛, 와사비 맛, 불짬뽕 맛 등 새로운 맛의 시도를 꾸준히 해온 스낵. '간장게장 맛 꽃게랑'은 우리 전통 장인 간장의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짠맛이 난다. 한입 가득 느껴지는 고소한 맛과 바다향기 품은 짭조름한 간장게장 향이 의외로 찰떡궁합이다.
매운맛이 절대 강자인 라면 시장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짠맛이 등장하였다. 간장치킨의 원조 격인 교촌치킨은 대표 메뉴인 레드·블랙시크릿의 '맵단짠'소스로 만든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블랙시크릿 볶음면'을 출시하였다. 교촌 비법 소스만의 짭조름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복합적인 맛이 젊은층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치맥(치킨과 맥주), 치밥(치킨과 밥)에 이어 '치면(치킨과 라면)'이라는 새로운 외식 장르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맛있는 짠맛 마니아들에게 피자도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미국식 정통 수제 피자를 표방하며 SNS를 강타한 잭슨피자는 베이컨, 페퍼로니 등 짭조름한 토핑이 듬뿍 올라간 전형적인 미국식 피자다. 최근에는 포테토칩과 콜라보레이션하여 '포테토칩 잭슨 페퍼로니 맛(농심)'이 출시되었다. 포테토칩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짭짤한 잭스 피자의 페퍼로니 맛이 만나 새로운 고짠 스타일을 완성하였다.
'허니콤보'이후로 줄곧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단짠 치킨은 계속해서 혁신적인 시도로 치킨 덕후들을 끌어모은다. KFC의 '뉴 갓 쏘이 치킨'은 단짠단짠의 끝판왕이라고 할 정도로 마성의 맛을 품고 있다. 육즙 가득 바삭한 치킨에 KFC 간장 소스의 감칠맛이 더해져 맛과 풍미가 살아있다. BBQ의 '닭다리살 스테이크'는 '극한 왕갈비 맛','통다리 바비큐 맛'의 두 가지 소스로 단짠, 맵짠의 묘미를 살리며 치킨 맛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짠맛과 식품의 조합은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입고 나타났다.
아는 맛이 진국, 단짠·맵짠 소스
손쉽게 맛집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완소템 중 하나는 어떤 식재료와도 조화로운 소스와 복합 조미료다. 소스 시장은 식품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불릴 만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체에서 제시하는 방법에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체험적 소비자를 일컬어 '모디슈머(Modisummer)'라고 하는데, 1인 가구, 홈쿡이 대세인 요즘 소스와 복합 조미료는 모디슈머들에게 각광받는 아이템이다. 하나의 소스를 기호에 맞게 여러 요리에 활용하여 나만의 레시피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단짠과 맵짠 소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외식으로 경험했던 음식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소스가 집밥 마니아들의 장바구니를 채운다. 삼겹살과 환상의 짝꿍으로 불리는 '제주식 멜젓 소스'는 마늘, 청양고추를 넣고 자글자글 끓여 고기를 찍어 먹는 제주 고기 맛집을 그대로 재현한다. 생멸치로 담근 육젓으로 감칠맛과 풍미를 살려 삼겹살뿐만 아니라 수육, 편육, 족발에도 어울리고 찌개에 넣어 먹어도 맛이 있다. 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장아찌와 양파절임도 '장아찌 소스','양파절인 소스'로 간단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의 소스가 집밥을 더욱 즐겁게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복합 조미료 시장에 핵꿀템으로 떠오른 것은 '짜파게티 만능소스'다. 짜장라면 계의 지존인 짜파게티는 분말스프를 사용하지만, 만능 소스의 경우 소비자들이 더욱 친숙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액상화하였다. 볶은 춘장과 양파, 파, 풍미 유를 사용해 짜파게티 고유의 맛을 그대로 담아 볶음밥, 떡볶이 등 각종 무침과 볶음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또 고기나 만두를 먹을 때 찍어 먹는 딥핑소스로도 좋다. 모디슈머 레시피에 활용되는 소스와 복합 조미료는 다분히 매력적인 맛으로 먹거리에 진심인 MZ세대의 취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기발한 창의력으로 시도되는 익숙하고도 독특한 맛
주조업체인 보해양조는 올해 소금 소주는 선보이고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흔히 알코올의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 당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해양조에서 선보인 소주는 소금을 넣어 쓴맛을 잡고 맛을 높였다. 히말라야 핑크 솔트, 안데스 레이크 솔트, 신안 토판염 등 자연에서 얻은 세계 3대 소금을 넣어 고급화했다는 것이 주효했다. 제로슈거 열품으로 대체 감미료 수요가 높아져 이처럼 소금을 이용하는 식품업계의 창의적인 시도는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단짠, 고짠, 맵짠한 식품이 소비자들에게 늘 '진리'로 통하지만 다소 자극적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지나치게 짜고 달고 매운 식품은 중독성이 있다. 나트륨과 당분의 과다 섭취는 비만과 저혈당 등 성인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점점 더 짜고 달고 매운맛을 찾는 것은 가공식품과 배달 음식의 자극적인 맛에 길든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매력적인 맛이라 해도 건강을 해치치 않는 탐닉이어야 즐거운 미각 경험이 될 수 있겠다.

EDITOR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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