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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발견
숫자가 보여주는 매운맛의 매력
'데이터 속에서 찾았다!'

우리 농식품에 담긴 매운맛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다종다양한 문헌과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매운맛의 저력. 그 속에 담긴 얼큰한 매력을 파헤쳐 보자.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고추장의 매운맛 표준 등급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지난 2010년 고추장을 위한 전용 표준 등급을 개발한 바 있다. 해당 매운맛 등급의 단위는 GHU로 'Gochujang Hot taste Unit'의 약자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스코빌 지수(SHU)'와 달리, 한국인의 평균적인 입맛을 고려한 등급으로, 매운맛의 정도를 숫자 O부터 100까지 수치화해 '순한맛' 30 GHU 미만, '덜 매운맛' 30~45 GHU, '보통 매운맛' 45~75 GHU, '매운맛' 75~100 GHU, '매우 매운맛' 100 GHU 이상의 5등급으로 나누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풋고추의 스코빌 지수가 1,500 SHU으로 이 풋고추로 고추장을 만들면 약 150 GHU이다. 현재 유통되는 대부분의 고추장 제품에 해당 등급 표시가 안착되면서 소비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매운맛을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빨간 김치'가 처음 문헌에 기록된 연도
평소 우리가 익숙하게 먹는 '빨간 김치'에 대한 기록은 18세기 중엽 처음으로 등장한다. 1766년 간행된 조선시대의 조리서 「증보산림경제」에는 '침나복함'(오늘날의 총각김치)과 '황과담'(오늘날의 오이소박이)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각각 '잎줄기가 달린 무에 청각채·호박·가지 등의 채소와 고추·천초·겨자 등의 향신료를 섞고 마늘즙을 넣는다', '오이의 세 면에 칼집을 넣고 그 속에 고춧가루·마늘을 넣어 삭힌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시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던 김치는 '백김치'의 형태로, 17세기 초엽 조선에 고추가 처음 들어온 이후 식생활에 널리 보급되기까지 100여년의 시간이 소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의 매운맛 정도
지난 2023년 8월, 미국의 육종 전문가 에드 커리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품종을 육종하며 기네스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해당 고추의 정체는 '페퍼X'로, 매운맛을 측정하는 척도인 스코빌 지수(SHU)로 나타내면 269만3,000 SHU에 달한다. 이는 이전까지 가장 매운 고추 1위를 차지했던 캐롤라이나 리퍼(160만 SHU)보다 1.6배, 한국의 매운맛을 대표하는 청양고추(약 8,000 SHU)보다도 336배 높은 수치다. 한편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매운 물질은 모로코 지역의 자생 식물에서 추출한 '레시니페라톡신'으로 그 수치는 무려 160억 SHU이다.
매운맛이 더 잘 느껴지기 시작하는 온도
같은 종류의 매운 음식을 먹더라도 뜨거울수록 더 맵다고 인식한다. 이는 매운맛을 인지느하는 우리 몸속 감각 수용체의 독특한 성질 때문이다. 'TPRV1'이라 불리는 이 수용체는 고추 등 매운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과 43℃ 이상의 고온에 활성화되어 각각 '맵다는 느낌'과 '뜨겁다는 느낌'을 우리 뇌에 전달한다. 같은 매운 음식을 먹더라도 온도가 낮으면 해당 수용체가 캡사이신에만 반응하는 반면, 온도가 43℃를 넘으면 열에도 활성화되어 더 타는듯한 작열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미국의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는 지난 2021년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인의 1인당 마늘 소비량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인당 연평균 마늘 소비량은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6.2㎏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늘을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에서 마늘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나라는 중국으로, 1인당 마늘 소비량이 14㎏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다음으로 방글라데시, 러시아, 인도네시아 순이며, 미국 등 대부분의 서양 국가는 1㎏ 미만이었다.
우리나라 마늘 소비 현황을 품종에 따라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식감이 부드럽고 적당히 매워 생식이나 장아찌로 먹는 '난지형 마늘'의 소비량은 5.5㎏, 알이 단단하고 매운맛이 강해 양념으로 활용하는 '한치형 마늘'의 소비량은 0.7㎏이다. 난지형 마늘은 식당이나 급식을 통한 유통이 많은 품종으로, 집밥보다 외식을 선호하는 식문화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DITOR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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