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이드

맛의 발견
음식 맛의 화룡점정, 짠맛
'간이 맞아야 제맛이지!'

우리가 흔히 음식을 먹으며 '맛이 있다', '맛이 없다'고 할 때, 맛이 있는 것은 음식의 '간'이 잘 맞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짠맛은 가장 기본적인 맛이며, 인간이 느끼는 맛 중 가장 직관적인 맛이기도 하다. 한식은 소금 외에도 간장, 된장 등의 장류를 이용해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하며 맛있게 '간'이 베어든 음식을 완성한다. 요리의 방점을 찍는 짠맛, '간'이 잘 맞는 음식의 비결을 찾아본다.




간이 맞아야 맛있는 음식이 완성된다
음식에 대해 '간이 맞다'는 말은 맛을 표현하는 극찬 중 하나이다. 음식의 간이 맞아야 맛이 좋고, 소화가 잘되며, 음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짠맛을 내는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영양소를 비롯한 물질이 음식물을 통해 신체에 필요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혈관을 통해 온몸 구석구석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힘이 바로 나트륨에서 나온다. 나트륨은 세포의 대사 기능을 도움으로써 몸 안에 필요한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조절해준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낸다
짠맛은 다른 맛을 강화해 주는 역할도 한다. 설탕과 소금이 만나면 단맛이 증가하고, 고기를 먹을 때 고소한 지방의 맛도 소금과 어우러지면 맛이 더욱 극대화된다. 고기를 구워서 바로 먹는 것보다 소금에 살짝 찍어서 먹으면 더 풍부한 맛이 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이처럼 음식을 먹을 때 짠맛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내고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짠맛과 특히 잘 어울리는 맛은 매운맛과 신맛이다. 매운맛은 짠맛을 느끼는 것을 도와줘 소금을 적게 넣더라도 매운맛이 있으면 여전히 짠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짠맛은 톡 쏘는 신맛을 제대로 느끼도록 도와주는데, 이들 각각의 맛들이 알맞게 섞이면 맛도 더 좋아질 뿐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하다. 예를 들어 김치는 짠맛과 신맛이 알맞게 조화되어 입맞을 돋워준다.
짠맛을 건강하게 섭취하려면 영양균형을 고려한다
짠맛은 신체의 대사기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이 칼륨 섭취다. 칼륨은 이뇨 작용을 도와 이미 섭취된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어 체내 나트륨의 농도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이와 더불어 칼륨 성분 자체가 혈압 조절 호르몬을 자극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음식을 통해 나트륨 농도를 줄이려면, 칼륨의 함량이 많은 진한색의 과일과 푸른색의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유독 짠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가능한 한 빨리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식이섬유가 많은 고구마, 감자, 늙은 호박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여 대변의 양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식은 전통 장으로 복합적인 짠맛을 낸다
한식은 간을 하지 않은 밥을 중심으로 하고, 여기에 국이나 찌개, 맛과 간을 더해주는 반찬이 올라오는 것이 기본 상차림이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밥은 침 분비가 원활해야 분해하기 쉬운데, 반찬의 적절한 짠맛이 이 같은 침 분비를 도와준다.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음식은 소금만 사용하여 간을 하기보다는 소금에 장류를 더해 간을 맞추고 감칠맛을 낸다. 오랜 시간 자연에서 발효된 간장과 된장은 기다림의 시간만큼이나 요리에 깊은 맛을 불어넣는다. 소금이 재료 자체의 맛에 직관적인 짠맛을 준다면, 된장이나 간장은 은은하면서도 깊은 짠맛을 준다.
간장은 '간을 맞추는 용도로 만든 장'이라는 이름처럼 조림이나 무침, 볶음, 비빔 등 한국 음식의 조리에서는 필수 재료다. 간장은 음식 속에서 천천히 분해되면서 원재료와 분해 물질, 부산물의 조합과 비율이 계속 바뀌어 상대적으로 소금의 짠맛은 약해지고 복합적인 맛을 낸다. 여기에 파, 마늘, 깨, 후추, 참기름 등의 향이 나는 양념 재료를 넣으면 오래 숙성되어 복합적인 맛을 내는 간장맛과 서로 뒤엉켜 풍미 좋은 요리를 완성한다.
간장과 함께 음식의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된장 또한 쓰임새가 다양하다. 국이나 찌개를 끓이고 나물을 무쳐 반찬을 만들고, 다용도 소스로 활용하며, 때로는 고기의 누린내를 제거할 때도 쓰인다. 된장은 다양한 영양물질을 간직한 발효 식품으로 암과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플라보노이드가 많고 비타민과 무기염류, 필수 아미노산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간장과 된장 등 우리 식품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져 수출량도 증가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세계 소스 및 조미료 시장 전망'리포트에 따르면 장류등을 비롯한 국내 소스류 수출액은 2020년 2,374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 매체 'Today's Dietitian'과 'Pollock Communications'의 미국 시장 조사에 따르면 영양사들이 2023년 소비자가 찾을 것으로 예측하는 슈퍼푸드 부문에서 발효 식품이 1위를 차지했다. 발효 식품인 간장과 된장 등 우리 소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한 짠맛의 정수, 장아찌
칼칼한 고추장아찌, 아삭아삭한 마늘장아찌, 단짠단짠한 양파장아찌…. 제철 채소를 이용해 간장, 된장으로 푹 삭힌 장아찌는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한식이다. 배달 음식과 간편식이 일상화된 요즘, 장아찌는 한 끼를 건강하게 챙겨 먹을 수 있는 좋은 식품이다.




맛 좋고, 영양 좋은 식탁의 비밀병기
장아찌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 후기 시문집 <동국이상국집>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조선 시대에는 여러 조리서와 농서에 다양한 장아찌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예로부터 장아찌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채소가 자랄 수 없는 겨울철에 채소를 먹기 위한 방편이었다. 장류에 장시간 절여 저장하면 유해 미생물의 생육이 억제되고 장기간 보존이 용이해진다. 철따라 나오는 여러 가지 채소르 장아찌로 만들어 저장해 두고, 한겨울에도 영양 결핍이 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었다.
장아찌는 일반적으로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햇볕에 건조하는 등의 전처리를 하고 장류에 담가 만든다. 이때 삼투합에 의해 채소의 수분은 밖으로 빠져나오고 장의 성분은 안으로 스며들어 채소의 조직이 연해진다. 이 발효 과정 중에 생기는 각종 효소가 소화를 돕고, 젖산균 등의 미생물이 정장 작용을 해서 영양적 가치가 크다.
장아찌는 저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미생물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염도를 높여 저장해야 했지만, 지금은 장아찌를 담근 후 냉장하여 숙성시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염 보관이 가능하다.
장아찌는 조리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비교적 간단하고 소박한 음식이지만, 간간한 맛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주는 영할을 톡톡히 한다. 제철 식재료를 구입하여 장아찌를 만들어 두면 영양 반찬으로 손색없고, 때로 반찬이 여의찮은 식탁에도 언제든 구원투수 역할을 해낸다.

EDITOR 편집팀
농림축산식품부
전화 : 044)861-8843
주소 : 세종특별자치시 다솜2로 94 정부세종청사
농식품 종합 정보매거진
본 칼럼니스트의 최근 글 더보기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