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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맛을 아는 이들의 탐식생활
'뭘 좀 먹어본 사람들의 입맛이란'

신맛만큼 호불호가 나뉘는 맛이 있을까? 일명 '인싸'로 불리는 식품에 신맛이 빠지지 않는다. 한쪽 눈 질끈 감고 먹으면서도 다시 찾게 되는 그 맛. 신맛에 입덕한 당신, 미각의 마침표를 찍을지도 모른다.
신맛이 나야 고급이다? '커피'
"신맛, 고소한 맛 원두 중에 어떤 것으로 하시겠어요?"
커피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커피 맛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카페도 많아졌다. 커피는 본래 쓴맛, 단맛, 신맛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맛이 나는 음료다. 커피 과실을 가공하여 만들기 때문에 보통의 열매처럼 단맛, 신맛 등이 포함되어 있고, 가공 과정에서 과일향, 풀 향, 견과류 향 등이 혼합되어 천 가지 이상의 향미를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그중 산미라고 부르는 신맛은 커피에 있어 중요한 향미로 주로 구연산, 사과산 등의 물질에서 비롯되는데 레몬과 감귤계 과일의 구연산량이 많을수록 산미의 질이 좋아진다.





커피는 일반적으로 고품질의 커피콩, 수준 높은 로스팅, 섬세하고 노련한 추출 방식 등으로 맛의 미묘한 차이를 갖게 된다. 요즘은 고소하고 달콤한 맛의 커피보다 새콤한 신맛이 나는 커피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커피 원두를 강하게 볶으면(강배전) 진하고 고소한 맛이 강해지고, 약하게 볶으면(약배전) 원두 속의 산뜻한 맛이 드러나면서 신맛이 강해진다. 커피 생두에는 클로로겐산이라는 항산화 효과를 지닌 산 성분이 있는데, 오래 로스팅하면 파괴되어 신맛이 줄어든다.
신맛은 커피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맛이지만, 신맛이 강한 커피를 선호하게 된 것은 고품질의 커피가 대중화된 것에서 연유를 찾을 수 있다. 고품질의 커피 원두는 재배 지역, 가공방식, 생산농장의 고유하고 특별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로스팅을 약하게 하여 신맛이 도드라진다. 그 때문에 산미가 풍부한 커피가 고급 커피의 기준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그러나 산미가 반드시 좋은 커피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두가 오래되어 산패하였거나, 로스팅이 약해 생두가 설익었을 때, 일정 분량보다 과다 추출했을 때는 톡 쏘는 부정적인 느낌의 신맛이 난다. 좋은 산미는 커피의 쓴맛과 단맛의 균형을 잡아주어 깊은 맛을 낸다. 특히 커피의 매력적인 신맛은 잘 익은 커피 열매의 향긋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시고 구수한 빵 전성시대 '사워 도우 빵'
오픈 런이 명품 숍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빵 덕후들에게 입소문 난 명품 빵집은 오픈 런이 필수다.
베이커리 맛집들이 많아지면서 이곳들을 찾아다니는, 일명 '빵지순례' 목록에 오르는 베이커리는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지 않으면 빵을 살 수 없다. 그중 품절 대란 빵은 단연 사워 도우 빵(Sour Dough Bread)이다. 건강하고 담백한 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사워 도우 빵은 명품 빵집의 시그니처 메뉴가 됐다.





사워 도우 빵은 말 그대로 '신 반죽'으로 만든 빵이다. 곡물가루와 물, 소금, 발효종으로 발효하여 특유의 풍미, 은은한 산미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미생물이 천천히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큼함과 구수한 맛은 빵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사워 도우 빵을 만들려면 먼저 사워 도우 스타터(첫 반죽, Starter)를 만들어야 한다. 밀가루와 물을 섞어 발효시킨 반죽을 한 번에 다 굽지 않고 남겨 두었다가 다음번 반죽을 만들 때 섞는 것으로, 이것을 '사워종', '발효종'이라고 부른다. 대게 '천연발효 빵', '천연효모 빵'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사워 도우 빵을 이른다. 또한 사워 도우 빵은 '탕종(湯種)'방식으로 발효시키기도 한다. 탕종법은 빵 반죽에 풀을 섞어 빵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으로, 밀가루를 따뜻한 물로 익반죽 후 발효시켜 빵 반죽에 섞는다. 이렇게 구운 빵은 식감이 쫄깃하고 구수하며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난다.
사워 도우 빵은 본래 유럽 농가에서 식사 빵으로 먹는다. 보통은 흰 밀가루가 아닌,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을 이용하여 통밀빵, 호밀빵 등으로 만든다. 사워 도우 빵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굽기도 하지만 치즈, 허브, 견과류 등을 넣어 맛과 향을 풍부하게 만들기도 한다. 큼직하게 구운 빵에 버터를 바르거나, 발사믹 식초를 한 방울 떨어뜨린 올리브 오일에 찍어 담백하게 즐기는 것이 보통이다. 요즘은 제과점은 물론 레스토랑에서도 직접 만든 사워 도우 빵을 식전 빵으로 올리고, 코스 메뉴로도 활용한다.
사워 도우 빵은 인공 첨가물이 배제되고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들어져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히 발효와 저온 숙성으로 유산균이 많아져 장 내 미생물 환경에 좋은 영향을 준다. 또한 일반 빵보다 GI(당) 지수가 낮아 혈당 걱정을 줄여주고, 글루텐 조직이 연화되어 먹었을 때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이점이 있다. 빵 맛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이번 여름휴가엔 베이커리 맛집을 찾아 빵지순례를 하는 건 어떨까? 식도락 여행의 유쾌한 마무리가 될 것이다.

EDITOR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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