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이드

신맛의 발견
무한상상 미식의 즐거움, 신맛
'감각을 깨우는 반전의 맛'

때로는 맛있는 음식 한입에 세상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찰 때가 있다.
여름엔 귀밑이 저릿저릿하도록 시큼한 청량음료 한 잔에 한여름 무더위도 서늘해진다. 음식 속에 든 산미는 잠들어 있는 온몸의 세포를 깨우고 상상 이상의 맛의 세계를 열어준다. 익숙한 요리에도 반전의 묘미를 주는 신맛 음식 속으로!




신맛, 음식의 맛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인간이 느끼는 5가지 미각 중 '신맛'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가장 많이 나뉜다. 특유의 톡 쏘는 맛 때문에 신맛 하나만을 놓고 봤을 때 선호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신맛은 때로는 무료하고 밋밋한 입맛에 기분 좋은 청량감을 더해준다. 음식에 뿌려지고 더해지면 여러 가지 맛과 섞이면서 음식 맛을 풍성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맛과 맛 사이에서 생동감을 준다. 신맛은 입 안에 침을 고이게 하는데, 침은 소화를 도와 맛을 잘 느끼는데 도움을 준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을 뿐, 신맛은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에서 입맛을 돋우고, 음식에 인상을 주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 방울로도 요리의 품격이 달라지는 조미료, 식초
'신맛'이라는 하나의 맛으로는 다 소개하지 못할 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닌 것이 식초다. 신맛을 내는 대표적인 조미료인 식초는 거의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사용되어 왔다. 식초는 알코올에서 초산균이 발효하여 만들어진다. 서양에서는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히 얻은 것이 식초이기 때문에 프랑스어인 '와인(Vin)'과 '시다(Aigre)'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식초(Vinegar)'라고 하였다. 술로 만들 수 있는 재료라면 무엇이든 식초가 될 수 있어 식초는 맛과 향이 다양하다. 또한 보존성도 높아 식초가 포함된 식품은 부패균의 증식이 억제되어 보관이 용이하다. 바빌로니아인들은 기원전 5,000년에 이미 식초를 제조해 조미료로 사용하고, 식품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식초는 합성식초와 양조식초로 나뉘는데, 요리에 넣거나 음료로 활용하는 양조식초는 주로 곡물이나 과일의 발효를 통해 얻어진다. 양조식초는 정제된 알코올을 넣어 인위적방식으로 빠르게 발효시키는 주정발효 식초와 인위적 첨가물 없이 오랜 기간 발효시키는 천연발효 식초로 나눈다.
서양에서 주로 먹는 발사믹 식초는 포도를 초산 발효시킨 후 나무통에서 숙성시켜 특유의 풍미가 나 서양의 여러 요리에 잘 어울리는 맛과 향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쌀, 현미, 수수, 보리 등의 곡물을 주재료로 하는 곡물식초를 사용한다. 쌀식초의 경우 쌀에 누룩이나 입국 등의 효모를 넣어 제조하여 곡물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은은한 산미가 특징이다. 현미식초, 사과식초, 감식초 등 재료의 향을 품은 다양한 식초들은 음식에 감미로운 맛을 내는 역할을 하며, 물과 희석하여 음료로도 활용된다.
감칠맛을 더하는 새콤달콤한 맛, 절임장
음식의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 중 절임장을 빼놓을 수 없다. 설탕 또는 식초에 채소를 숙성시킨 후 걸러낸 농축액을 음식의 조미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여름 갓 수확한 매실을 설탕에 절인 매실청을 만들어서 각종 요리에 감초처럼 사용한다. 매실청은 매실의 신맛이 녹아들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 요리의 감칠맛을 살려주고, 잡내를 없애 음식의 맛을 높여준다. 보통 청매실에 설탕이나 올리고당 등을 넣어 3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농축액을 여러 가지 양념장을 만들 때는 물론, 무침 요리, 볶음 요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한다.
매실청은 조미료뿐만 아니라 약재로도 사용됐다.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이 풍부해 위장 운동을 활성화하여 소화를 돕는다. 매실청과 물을 1:3 비율로 섞은 매실 음료는 소화를 돕고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는 데 좋다.
매실청뿐만 아니라, 신맛을 내는 과일인 유자, 감귤 등으로 만든 유자청, 감귤청 등은 여름 내내 청량감을 주는 음료로 만들어 먹기에 좋다. 유자, 감귤 등의 과일은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되어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입맛을 돋워주는 산뜻한 맛, 장아찌
장아찌는 채소를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 등에 절여 숙성시켜 먹는 음식이다. 주로 제철에 많이 나는 과채로 만드는 저장음식으로, 싱싱하고 건강한 채소의 좋은 신맛을 즐기는 방법이다. 명이, 두릅, 매실, 오이, 무 등은 새콤하게 입맛을 살리는 장아찌로 만들기에 좋은 과채다. 밑반찬으로 만들어 두면 맵고 짠 반찬들 사이에서 맛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 장아찌의 초절임 물은 보통 진간장 1, 식초 1, 설탕 1, 물 0.5의 비율로 섞어서 만든다.
시고 건강한 발효 음료, 콤부차
콤부차(Kombucha)는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주목받는 건강 음료이지만 그 역사는 길다. 정확한 기원을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국 최초로 통일 제국을 이룩했던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매일 마셨던 차 중 하나라고 전해진다. 콤부차는 홍차 버섯을 배양해 찻물에 넣고 발효시킨 음료다. 홍차 버섯은 버섯이 아니라 버섯 모양의 미생물 덩어리인데, 이 미생물이 홍차와 녹차 등 당분이 포함된 다양한 차를 발효시켜 유기산이 풍부한 발효차로 만들어 준다. 새콤달콤한 맛에 각종 유기산이 풍부해 19세기 말에 러시아와 유럽에 널이 퍼지며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21세기 들어와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신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콤부차에는 글루쿠론산(GA)이 풍부해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노화를 방지한다. 또한 피로 해소와 면역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콤부차는 보관하면서 평상시에 차로 마시거나, 식후 디저트 음료로도 좋다.




새콤한 향과 고운 색의 '살구'
살구는 특유의 새콤한 향과 고운 색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치솟는 과일이다. 특히 비타민 A가 다른 과실에 비해 무려 20~30배나 많아 영양학적 가치 또한 높게 평가 되고 있다. 살구는 덜 익었을 때는 신맛이 강하고, 잘 익었을 때는 새콤한 맛이 부드럽게 난다. 살구를 고를 때는 상처가 없이 깨끗한 것이 좋다. 만져 보아 단단하면 덜 익은 것인데, 잘 익은 살구는 과육과 씨앗이 분리가 잘 된다. 살구는 저장 기간이 짧으므로 말려서 요리에 이용하거나, 끓여서 잼을 만들면 향이 증가하고 상큼한 신맛이 배가된다.
신맛 과일의 최강자 '레몬','라임'
레몬은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일 만큼 신맛을 대표하는 과일이다. 레몬, 라임에는 유기산이 다량 함유되어 짜릿한 신맛을 선사한다. 특히 레몬은 향이 진해 상쾌한 신맛과 향을 진하게 남긴다. 일반적으로 음식에 신맛을 내는 데는 산미료가 0.2%정도로도 충분하지만, 레몬에는 무려 5~6%의 구연산이 들어 있어 과일로 이용되기보다는 음식의 신맛을 내는 산미료로 이용되는 편이다.
라임은 레몬과 비슷한 신맛과 향을 가지고 있지만, 레몬보다 신맛이 부드럽고 약간 쓴맛이 난다. 비타민 C와 시트르산, 칼륨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에는 레몬이나 라임을 깨끗하게 세척하여 얇게 썬 뒤 물에 넣어 마시면 갈증을 해소하고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
싱그러운 산미가 나는 '자두'
한 손에 쏙 집어 먹기 좋은 자두는 비타민 A뿐만 아니라 비타민 C, 무기 영양소와 섬유소 등이 풍부해 영양가가 높은 과일이다. 자두의 껍질에 묻어 있는 하얀 가루인 '과분'은 맛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먹기 직전에 씻는 것이 좋다. 자두를 고를 때는 얼룩이나 상처가 없는 것이 좋으며, 단단하고 탄력이 있는 것이 싱싱하다. 자두를 물에 담가 두면 비타민 C가 손실되므로 짧은 시간에 빠르게 세척한다. 잼, 통조림, 과실주 등으로 가공해서 먹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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