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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많이’ 보단 ‘제대로’ 먹어야죠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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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트렌드
단백질, ‘많이’ 보단 ‘제대로’ 먹어야죠
'전 세계에 부는 단백질 열풍'

    ‘덤벨 경제’(dumbbell economy, 건강과 체력관리에 관한 소비 증가) 용어가 등장할 만큼 현재 전 세계 식품업계는 그야말로 ‘단백질 열풍’이 휩쓸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건강관리’에 단백질이 주요 키워드로 포함되면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다. 다이어터에게는 근육 강화와 더불어 포만감을 제공하고 피로한 현대인에게는 아미노산을 공급할 뿐 아니라 뼈 생성, 그리고 최근에는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단백질 식품 시장의 규모는 2017년 11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278억 달러(한화 약 32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파우더부터 스낵, 음료까지…확산되는 단백질 제품들
    식품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단백질을 제품에 넣고 있는 중이다. ‘프로틴 파우더’나 ‘프로틴 에너지바’, ‘프로틴 시리얼’, ‘프로틴 초콜릿’ 등 다양한 제품에 단백질이 속속 추가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셀렉스’를 비롯해 일동후디스의 ‘하이뮨’ 등 아예 단백질 브랜드를 세우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음료 시장도 ‘단백질 붐’이다. 편의점 RTD 음료 코너의 다수를 차지하는 단어가 바로 ‘단백질’이며 카페에서도 단백질 음료가 출시되고 있다. 이디야커피나 빽다방, 스무디킹 등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프로틴 음료’와 함께 ‘프로틴 스낵바’를 내놓고 있다. 
    커피에 단백질 가루를 타 먹는 방법 또한 국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닭가슴살 시장도 커지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출사표를 냈으며, 교촌에프앤비, bhc 등 치킨 프랜차이즈도 닭가슴살 간편식(HMR) 사업을 전개 중이다. 


단백질, 많이 먹을수록 좋을까
    ‘단백질 열풍’에 따라 식사 외에도 따로 파우더를 먹거나, 간식, 음료를 통해 단백질을 추가 섭취한다면 우리 몸은 더 건강해지는 걸까. 물론 답은 ‘아니오’다. 어떤 일이든 ‘넘치는 것’은 해를 입힌다. 단백질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간과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단백질 과다 복용 시 심부전 위험이 높아졌다는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에 실린 연구도 있다. 미국 영양사협회의 ‘만성 신장병 가이드라인’에서는 만성 신장질환자의 경우 일반성인보다 다소 낮은, 체중 1㎏당 0.6~0.8g의 단백질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장기간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소화 장애나 변비, 탈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핵심은 연령과 성별, 체중 등 상황에 따라 섭취량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노인의 경우 해마다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성인보다 많은 양이 필요하다.
    대한노인병학회가 제안하는 노인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1.2g으로, 성인보다 많다. 일반 성인이라면 하루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몸무게 1㎏당 0.8g(WHO 기준)이다. 즉 몸무게가 60㎏이라면 하루 48g이 권장량이다.
    성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30~49세의 경우, 여성은 50g, 남성은 이보다 많은 60g이 적당하다. 


과다 섭취 주의·식물성 단백질과 함께 세 끼로 나눠서 
    섭취량만 따져서는 곤란하다. 먹는 방식도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한다고 닭가슴살만 먹는 경우에는 식물성 식품에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영양소가 결핍될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구성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식물성 단백질은 고기보다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으며, 항산화 성분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다는 이점이 있다.
    잘 알려진 두부나 콩 외에도 견과류, 브로콜리에도 들어있다. 또한 동일한 식물성·동물성 단백질이라도 식품마다 가지고 있는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매끼 다양한 식품으로 먹어야 영양소가 보충된다. 특히 나이가 많을 경우에는 소화능력이 약해지므로 기름기 많은 고기보다는 부드러운 두부나 콩, 계란 요리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단백질을 언제 먹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한 끼에 몰아서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단백질의 하루 섭취량은 1회 식사가 아니라 삼시세끼 나눠서 먹어야 한다. 박희정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하루에 섭취하는 단백질의 2/3를 저녁 식사 때 몰아 먹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50세 이상의 경우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감소증을 극복하려면 단백질을 삼시세끼 비슷한 양으로 나눠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단백질을 한꺼번에 먹는 것보다 삼시세끼로 나눠서 섭취해야 체내 단백질 합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Contemporary Clinical Trials, 2015)도 나와 있다. 또한 한두 가지 특정 아미노산이 고농도로 응축된 보충제를 과다복용 시 아미노산 사이의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단일 아미노산 제품보다는 20여 가지 아미노산이 모두 포함된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을 언제 얼마나 먹고,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몸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단백질 챙기기’에만 힘써왔다면 이제는 ‘단백질 제대로 먹기’로 전환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