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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성과 과학성을 갖춘 한옥의 심장, 온돌
'온돌 문화,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

최근 영화<미나리>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비록 이동식 방이지만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할머니와 외손자가 누워 있는 모습은 우리에겐 익숙한 풍경이지만 서양인들의 눈에는 아마 생소한 광경이리라 생각된다. 한옥은 온돌을 감싸고, 데워진 온돌이 집을 보호하는 구조로, 세계에 내놓은 우리 한민족의 빛나는 문화유산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것이다. 온돌이 2018년에 우리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온돌은 단지 한옥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으로도 통용될 수 있는 미래형 환경친화적이자 건강을 위하는 건축 요소로 보편성과 탁월성이 있다. 그래서 한옥의 심장은 온돌이라 할 수 있다.


한옥의 핵심은 건강 건축
예로부터 인간은 추운 지방으로 거주지를 넓히면서 체온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온천과 사우나 그리고 온돌을 이용했다. 온천은 천연적인 조건이 되어야 하고 사우나는 많은 양의 땔감을 요구하지만 온돌은 축열을 이용하기에 열악한 조건의 다양한 장소에서 적용될 수 있다. 현대에도 인간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공기조화(空氣調和)나 라디에이터(Radiator) 난방, 그리고 우리 한민족이 주로 이용하는 온돌 난방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공기를 데우는 난방법은 공기가 위로 가기 때문에 바닥을 따뜻하게 하기 어렵지만 온돌 난방은 바닥을 데우는 방식으로 열의 기본 성능인 대류 전도 복사의 특징을 모두 이용하여 실내의 기온, 습도 등의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여 준다. 즉 온돌은 흙을 이용하여 불을 다루는 한국 고유의 전통 난방기술로 먼저 아래를 데우고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는 자연스러운 난방법이다.
온돌은 연기와 불을 나누어 방에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고 불을 뉘어서 사용하는 난방법으로 서양의 벽난로처럼 불을 세워서 사용하지 않는다. 불은 윗부분이 가장 뜨겁기 때문에 불 옆을 사용하여 가장 뜨거운 불 윗부분의 열기를 굴뚝으로 내보내는 방법은 열기의 측면 일부만을 이용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온돌은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여 인체의 면역성을 높여주는 두한족열(頭寒足熱), 수승화강(水昇火降) 건강 건축이다.
左)구들장 덮기 右上) 부뚜막 아궁이 가마솥 右下) 한옥의 과학, 온돌을 설치한 전통 가옥의 풍경

온돌 구조와 원리, 그리고 오늘날의 아파트 온돌
온돌(구들)은 가열 방식과 가열 재료, 그리고 불이 지나가는 통로인 아궁이, 고래와 개자리, 굴뚝의 유무, 열매(물, 돌, 금속재)인 온수의 순환 유무 등에 따라서 분류할 수 있다. 가열방식으로는 발열부에 직접 전기나 불을 이용한 직접가열방식과 간접가열방식 즉 외부에서 별도의 보일러를 이용하여 가스나 전기, 기름으로 물을 데워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그리고 고래가 있는 경우와 고래가 없는 속칭 멍텅구리 구들(막구들, 들경구들)이라고 불리는 구들과 현대에 개발된 아파트 등 대부분의 주거에 설치된 보일러를 사용한 온수 온돌로 그 가열 재료가 기름이나, 전기, 가스, 화목을 사용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아파트의 바닥 난방과 한국의 전통 난방법도 발전한 온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의 온돌은 바닥 접촉과 탈화(脫靴)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서양의 공기를 데워 난방하는 패널히팅(Panel heating) 방식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직접 가열하든 물 등으로 간접 가열을 하든 연료에 상관없이 바닥을 따뜻하게 한다면 모두 온돌로 정의할 수 있다. 이는 선사시대 이래 지금까지 사용한 한민족의 온돌의 전통과 역사를 계승하기 위함이자, 근세에 발달한 연탄 구들과 연탄 아궁이 보일러 등 온돌의 현대화 과정에서 사용되었던 과거와 현대의 중간적 온돌 모두 우리 문화전통으로 포함하고자 함이다.
온돌 문화,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
경남 하동 지리산 칠불사 아자방은 우리 민족이 불을 다루는 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보여 주는 걸작으로 우리나라 전통 온돌 기술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천년 고찰 산사 건축, 양동마을, 하회마을, 외암마을 등 민가 건축, 경복궁, 창경궁 등 궁궐 건축, 그리고 우리나라 문화재로 지정된 양주 회암사지, 하동 칠불사 아자방지 등 사찰 건축에 이르기까지 모두 온돌이 건축물의 핵심 요소이다.
황토를 사용한 자연적인 습도 조절, 실내 온도를 낮추면서도 바닥을 따뜻하게 하여 이불 속 온도를 높여 쾌적감을 유지시키고, 실내 온도를 낮추어 에너지 부하를 줄이며, 자연통풍 등으로 인한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어주는 주거문화가 한옥과 온돌이다. 또한 보건의학적 견지에서 보면 치유 건축이 핵심인 한옥은 온돌을 통해 온도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습도조절로 가습기의 폐해를 예방하기도 한다. 전통 한옥과 온돌은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황토에 의한 자연환기, 미세먼지를 차단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흙벽 정화작용 등으로 여러 건강 건축에 반하는 문제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수천 년을 이어 내려온 우리의 원천기술이자 터전이다.

EDITOR AE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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