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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도 자신 없고 친구 만나기도 싫고 제가 왜 이럴까요?

2024-04-18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정책주간지 K-공감
취업도 자신 없고 친구 만나기도 싫고 제가 왜 이럴까요?
'신기율의 마음 상담소'


내담자 사연
    학교 졸업한 지 5년이 넘었는데 아직 취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던 것 같아요. 인턴으로 취업한 첫 직장에서 적응하는 게 힘들어 두 달 만에 퇴사했는데 그 뒤로는 취업할 생각을 안했어요. 제가 이러고 있는 사이에 친구들은 괜찮은 직장에 취업해 벌써 팀장이 된 친구도 있고 자영업을 시작해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도 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서로 친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살아가는 환경도 다르고 공통 관심사가 다르니 할 말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자주 만나지 않게 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결혼이나 연애에도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요즘 제 유일한 낙은 자주 가는 동네 카페에서 스탬프를 모아 무료 음료를 마시거나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는 할인쿠폰을 모으는 거예요. 가끔은 이런 사소한 것들에 기뻐하는 제 자신을 보며 자괴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열정 넘치고 꿈 많은 소녀였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부모님은 아직 제게 생활비를 대줄 만큼 여유가 있어서 제게 큰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아요. 당분간은 문제없이 지낼 수 있을 거 같은데 문제는 몸은 편하지만 마음이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10년 뒤에도 제가 이런 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제 미래가 너무 암울합니다. (서지윤·가명, 29세)
마음 상담소 답변
    요즘 지윤 씨처럼 지내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른바 니트(NEET)족이라고 하죠. 니트족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취업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상태의 청년들을 통칭하는 말이에요. 이런 분들은 대부분 지윤 씨처럼 자신이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대신 부모님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생활합니다. 부모님이 은퇴하거나 더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때 니트족은 곧바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사회 빈곤층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니트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해결이 시급한 사회문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니트족의 증가는 급격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높은 대학 진학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화하는 경기침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니트족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청년 구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지윤 씨는 니트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을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가장 먼저 자기의 객관적인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왜 니트족이 됐는지 솔직히 그 원인을 돌아보고 문제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지윤 씨처럼 첫 회사에서 안 좋았던 기억이 원인이라면 또다시 그런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고, 어떻게 그런 상황을 예방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겠지요.
    니트족 생활로 인해 발생한 개인의 손실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잃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며 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솔직한 자기 모습을 혐오하거나 싫어하지 말고 연민과 이해의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해보세요. 누구에게나 경제적 효용이나 취업, 학력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소중한 ‘본래 가치’가 있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본래 가치를 잊지 말고 자신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좀 더 활력있는 하루 루틴을 새롭게 짜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침 기상 시간과 저녁 취침 시간을 정해놓고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불규칙한 습관은 하루를 효율적으로 보내지 못하게 하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정해졌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세워 거기에 맞는 루틴을 실천하도록 합니다.
    목표를 세울 때는 ‘SMART’ 원칙을 참고해보는 게 좋습니다. SMART는 Specific(구체적), Measurable(측정 가능), Achievable(달성 가능), Relevant(관련성), Time-bound(시간 제한) 등 다섯 가지 조건을 의미합니다.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측정할 수 있어야 하며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비전이나 가치와 연관돼야 하며 완료해야 할 기한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나가는 일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습관이 될 수 있고 조금씩 삶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나에게 우호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친구와 소원해지고 가족과의 관계도 불편해졌다면 그 외의 관계에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상대를 찾아야 합니다. 우호적인 관계를 통한 위로와 공감, 사회적 지지는 삶의 활력을 찾고 자신감을 일으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관계를 맺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관심 있는 주제를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나 동호회에 소속되는 것입니다. 그런 소소한 모임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줄 귀인을 우연히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최종솔루션
    인생에서 ‘늦은 때’란 없습니다. 조금 늦었다고 해서 조급해하지 마세요. 웅크리고 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자신의 꿈을 향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거예요. 아직 더 많은 날을 살아가야 할 지윤 씨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