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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싫고 무가치하게 느껴집니다 저를 미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4-04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정책주간지 K-공감
제가 싫고 무가치하게 느껴집니다 저를 미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기율의 마음 상담소'


내담자 사연
    제 모습이 너무 싫습니다. 우선 외모부터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눈과 코가 작아서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못하고 광대뼈가 도드라져 드세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렇다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고 나이가 마흔이 다 됐지만 돈을 많이 모으지도 못했어요.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는데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몰라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회사에서는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있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이나 안해도 될 말을 하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동료 직원이 저를 불러내 왜 자신의 뒷담화를 하고 다니냐며 따지더군요. 회식 자리에서 그 동료에 대해 몇 마디 꺼낸 게 화근이었습니다. 동료를 험담한 게 아닌데도 말이 많다 보니 그런 오해를 사게 됩니다. 이런 제가 싫고 제 자신이 점점 무가치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저를 미워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임선희·가명·39)
마음 상담소 답변
    다양한 명상의 종류 중에 ‘자비 명상’이라는 명상법이 있습니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간절한 자비의 마음을 보내 그들이 평안해지기를 기도하는 명상입니다. 자비를 베푸는 첫 대상은 자기 자신입니다. 하지만 열 명에 한두 명은 자신에게 도저히 자비를 베풀지 못하겠다며 자비 명상을 이어가지 못합니다. 그분들도 선희 씨처럼 부족하기만 하고 잘하는 게 없는 자신을 어떻게 사랑하고 소중히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선희 씨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 모두가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 많은 성격 또한 상대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상대적인 일입니다. 다만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이 있었다면 상대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면 되겠지요.
    그러면 왜 선희 씨 같은 마음이 생기는 것일까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실수나 잘못을 용납하지 않는 강압적인 분위기의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거나 실패를 겪을 때마다 위로가 아닌 비난과 조롱을 받으며 지내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쌓여 자신을 공격하는 화살이 된 것이지요. 문제는 자기혐오가 선을 넘으면 심각한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에게 벌을 줘야 한다며 자해하거나 폭식을 일삼으며 몸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사회관계를 끊고 고립된 생활을 하며 폐인처럼 지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을 멈추고 자기애(自己愛)를 키워야 합니다. 자기애란 자기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자기애를 키우기 위한 네 가지 방법
    균형 잡힌 자기애를 키우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방법을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첫 번째, 지금 선희 씨가 하는 행동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선희 씨가 부정적인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상담을 받고 책이나 누리소통망(SNS)을 보며 어떻게든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 역시 자기애의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완벽히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자신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남보다 더 잘생겨야 하고 뛰어난 능력이 있어야 하며 모든 일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도한 기대감은 그 기대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부메랑처럼 커다란 실망감과 가시 돋친 혐오감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실패를 수용하며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은 자기애를 키우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세 번째, 응어리진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는 것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처받은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이는 내용을 주제로 공감 일기를 써보는 것입니다.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글로 남기는 것이지요.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놓치고 있었던 좋은 점이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하던 일에서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공감 일기는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몸을 소중하게 돌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음식, 충분한 숙면, 적당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입니다. 나를 위해 정성스럽게 차린 맛있는 밥 한 끼가 자기 자신을 좀 더 근사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게 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양질의 호르몬들을 만들어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런 네 가지 방법을 자기애를 키우기 위한 일상의 루틴으로 활용하다 보면 자기를 더욱 사랑하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탈무드’에는 ‘나의 잔을 먼저 채우고 그다음에 다른 사람의 잔을 채우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타인을 사랑하지도 못하고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면 나와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사랑 없이 삶을 사는 건 뿌리 없는 나무의 삶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언젠가는 선희 씨의 빈 잔에도 공감과 이해의 마음이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
최종솔루션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타인을 사랑하지도 못하고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면 나와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사랑 없이 삶을 사는 건 뿌리 없는 나무의 삶을 사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