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이드

손에 잡히는 트렌드
대세는 에코템 그린슈머가 움직인다
'소비를 넘어 실천으로'

"지속가능성 전략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들은 점점 더 뒤처질 것이다" 텐지 윌렌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 '파워'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트렌드 이끄는 그린슈머
'그린슈머(Greensumer, 친환경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로 정의되는 이들은 원하는 제품을 기다리는 기존의 수동적 태도에서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에 친환경 방향을 '명령'할 수 있는 소비자의 힘을 인식하고 있으며, SNS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 친환경적 소비 장려와 캠페인을 공유하는 등 친환경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주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중시하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들이 많다.



식품 분야에서도 이러한 그린슈머의 영향으로 친환경 아이템을 말하는 '에코템'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더 나아가 캠페인까지 주도하면서 친환경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을 그린슈머에게 빠짐없이 보여주느라 분주하다. 물론 제대로 된 실천 없이 친환경을 홍보용 문구나 '보여주기'식 마케팅 전략만으로 이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보다 꼼꼼한 성분 분석과 적극적 기업 감시를 하는 '그린슈머'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친환경 활동은 점차 세분화되고 관련 기술도 발전하는 중이다.
진화하는 대체육 분야
가장 눈에 띄는 기술 발전은 바로 식물성 대체육 분야이다. 붉은 육류의 과도한 섭취가 환경과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그린슈머들은 식물성 '가짜 고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육은 오는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차지하며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서는 대체육이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국내 시장 역시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뛰어들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 그린슈머들은 새로운 맛과 다양한 품목에서 대체육 소비를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체육 분야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햄버거 패티뿐 아니라 쭉쭉 찢어지는 닭고기살을 구현하는 어려운 일도 현재는 가능해졌다. '고무 같은 식감', '육즙 없이 뻑뻑한 맛' 등의 혹평으로 굴욕을 맛봤던 '가짜 고기'도 이제 과거 일이다. 현재는 실제 고기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맛과 식감이 크게 개선됐으며 유전자변형농산물(GMO)나 인공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보다 건강한 대체육 출시도 활발하다. 미국의 유명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지난달 GMO프리 제품으로 식물성 '비욘드 치킨 텐더'를 내놓았다. 대체육 시장은 계란이나 참치, 연어 등의 해산물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영역을 확장하는 친환경 시장
고기는 물론,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비건'(vegan, 완벽한 채식) 식품군도 그린슈머가 주목하는 분야다. 비건 식품은 최근 아이스크림이나 베이커리 등의 디저트 카테고리에서도 신제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또한 '바다'의 지속가능성도 이슈로 떠오르면서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MSC(해양관리협의회)나 ASC(수산양식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수산물을 구입하는 그린슈머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수산물인증이었으나 현재는 레스토랑이나 호텔, 대형 마트에서 미역이나 전복, 연어 등을 통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식품의 '포장' 역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포장'은 이제 제품 보호 역할을 넘어 소비자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코카콜라의 경우, 재활용 비율을 높이도록 투명 페트병의 라벨을 없애 소비자들의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있다. 네슬레는 2019년 스위스 로잔에 설립한 '네슬레 포장 과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포장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외에도 스타벅스의 종이 빨대나 맥도날드의 빨대가 필요 없는 음료 뚜껑, CJ제일제당의 플라스틱 캡이 없는 스팸 선물세트 등 친환경을 위한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를 넘어 실천으로
그린슈머들은 이러한 친환경 제품의 사용뿐 아니라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 상점 방문을 통해서도 친환경적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올가 방이점'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는 포장되지 않은 과일과 채소들이 매대에 진열돼 있다.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포장재로 사용하는 비닐 또한 옥수수전분과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생분해비닐이다. 기업에 '이끌려갈 것이냐' 또는 '이끌 것이냐'의 문제는 소비자 몫이다. 그린슈머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질수록 식품 트렌드는 친환경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 소비자가 어떤 식품을 구매하고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기업들은 그린슈머의 움직임을 '눈치' 보며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와 기후 위기에 처한 그린슈머가 보다 스마트하게 진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EDITOR AE류정미
농림축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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