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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어려운 이웃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

2021-12-14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연말특집
코로나 시대 어려운 이웃 위한 ‘따뜻한 겨울나기’
'사랑의 김장김치, 연탄 배달, 무료 도시락 등 기부 행렬 이어져'

    두 번째 맞는 코로나 연말, 몸도 마음도 여의치 않아서인가 여느 겨울보다 매서운 추위가 느껴지는 연말이다. 특히 어려운 이웃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운 겨울이 될까 걱정이다. 그래서 이맘때면 한 포기 한 포기 정성으로 배추 양념을 버무리는 손길, 연탄 한 장에 열기를 담아 구슬땀을 흘리며 나르는 이들, 정성으로 싼 도시락 하나에 미소까지 전해주는 따뜻한 마음들이 더없이 소중하다. 
정성 가득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이맘때면 집집마다 있는 흔한 김장김치인데, 이것도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가슴은 얼마나 시릴까. 이런 걱정으로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질끈 동여맨 앞치마에 위생모까지 쓴 열혈 이웃들이 있다. 
11월 11일 청주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 입구 광장에서 열린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에 참석한 시장 상인들과 부녀회, 청년회원 등 50여 명의 따뜻한 마음은 빨갛게 버무려지는 양념 색깔만큼 후끈 달아올랐다. 
    육거리종합시장 상인연합회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열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있다. 이날 정성스레 담근 김장김치 1천 포기는 지역의 독거노인과 지역아동센터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성낙운 육거리종합시장 연합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이웃사랑에 함께 해준 상인들에게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따뜻한 전통시장의 겨울 모습을 보여줬다. 
    진천중앙시장도 11월 22일 시장 내에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를 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웃들을 위로했다. 
    매년 대대적으로 사랑의 김장나눔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온 충북농협은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김장담그기 행사는 하지 않고 사전에 김치공장을 통해 주문한 김치를 각 시·군에 배송하기로 했다. 총 16t, 10㎏들이 1천600박스에 이르는 김치는 홀몸노인 가정, 다문화가정, 사회복지시설 10개소와 이주여성 쉼터 등에 보내진다.
    청주 내수농협도 지난 11월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북이면 새마을협의회와 함께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했다. 각 기관 단체들도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충북교육청 적십자 봉사회와 직원 등 30여 명은 11월 22일 절임배추와 양념을 구입해 김장김치를 담가 충북혜능보육원과 다온빌에 전달했다. 도교육청 직원들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전 내내 절임배추와 양념을 맛있게 버무려, 직접 포장하는 등 봉사에 구슬땀을 흘렸다.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에 처음 참가한 한 직원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지만 우리가 고생한 만큼 어려운 이웃들이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은 관내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 지원을 위해 11월 22일 청주야구장에서 ‘제7회 김장 나눔 노사 화합 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김장에 필요한 재료와 비용은 KB국민은행, 농협은행 청주시청 출장소, ㈜고가네올담은포크의 지원과 공단 직원협의노동조합, 나누미봉사단이 자체 회비로 마련됐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 250박스는 보듬의 집, 청주꽃동네, 담쟁이 장애인보호작업장, 예심하우스, 청주노인종합복지관, 충청북도 장애인축구협회, 청주보훈지청 봉사단체에 전달됐다.


온기 가득 따뜻한 연탄 배달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충주시 노은면 행정복지센터에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연탄 700장을 기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센터에 따르면 익명의 기부자는 센터에 전화해 연탄을 기증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를 사양했다고 한다. 이 한 통의 전화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다들 팍팍한 살림살이로 힘들다고 하는 요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스타에 대한 팬심을 선한 영향력으로 대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임영웅 팬클럽 ‘충북영웅시대’는 임영웅의 생애 첫 OST ‘사랑은 늘 도망가’ 음원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사회복지법인 충북연탄은행에 연탄 3천750장을 기부했다.
    청주교동초 아버지회는 11월 13일 사단법인 징검다리를 통해 학교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연탄배달 봉사를 했다. 김동환 교동초 아버지회 회장(48)은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연탄봉사를 하는 의미있는 시간들을 갖게 돼 기쁘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아이들이 연탄 한 장의 온기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은양(교동초 4학년)은 “아빠와 처음 연탄나눔 봉사를 해봤다”면서 “연탄도 무겁고 땀이 많이 났지만 어르신들이 이 연탄으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고 해서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군인들도 따뜻한 겨울나기에 힘을 보탰다. 공군 19전투비행단 군무원단은 11월 15일 충주 엄정면 취약가구 3곳에 1천 1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군무원단은 매년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아동복지시설, 장애인 시설 등에 위문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영호 회장은 “지역을 지키는 역할을 맡은 군인으로서 이웃의 삶을 돌보는 것도 마땅한 의무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충주의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예술인 단체인 청주예총은 11월 22일 청주 수암골과 드라마길 등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를 진행했다. 청주예총은 지난 2018년 징검다리와 협약한 뒤 꾸준히 지역 내 봉사와 연탄 나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청주지역 통학버스 기사들의 모임인 굴렁쇠클럽도 취약계층 아동의 가정을 찾아 400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후원: 징검다리 농협 309-01-213990 (예금주 징검다리)  / 충북연탄은행 농협 301-0030-6442-71 (예금주 충북연탄은행)


사랑의 한 끼 ‘도시락’ 나눔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소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그나마 도시락 배달로 달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있다. 
    “양질의 음식을 골고루 드리고 싶은데, 식자재 값도 만만치 않고….”
    청주 YMCA 다락방 무료급식소를 담당하고 있는 임주현 간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겨울부터 무료급식소를 열지 못하고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부터 걱정이 더 많아졌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할 때보다 비용도 많이 들고, 도시락 배달에 필요한 봉사자 수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르신들이 추운 겨울 미끄러운 길을 나서는 대신 안전하게 집까지 도시락을 배달해 드리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삼는다. 청주 YMCA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사직1?2동, 중앙동, 성안동 등 인근 4개 지역의 독거노인, 저소득층,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유미희 다락방 봉사자(57)는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전달해 드릴 때마다 마음 한 켠이 짠하다”며 “코로나19가 끝나 이 곳에서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충주지구협의회도 코로나19 방역으로 무료급식소를 열지 못해 주 1회 무료 도시락 나눔을 하고 있다. 윤이 나는 흰쌀밥에 호박국, 돼지고기볶음, 고구마튀김, 콩나물무침, 배추김치…. 11월 17일 메뉴는 충북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이날은 장갑과 넥워머까지 담아 풍성한 도시락이 됐다. 정성스럽게 싼 도시락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어려운 이웃 100명에게 전달됐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충주지구협의회는 또 봉사관 빵굼터에서 직접 만든 빵을 참소망의 집, 나눔의 집, 성심맹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제공하는 ‘사랑의 빵’ 나눔 실천도 진행하고 있다. 사단법인 어울림도 매주 토요일 청주시 상당공원에서 떡과 식혜, 과일 등이 든 도시락을 추운 겨울을 나야 하는 어르신들에게 나눠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