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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을 꿈꾸는 도시 외곽의 카페

2017-06-30

맛집 흥덕구


타샤의 정원을 꿈꾸는 도시 외곽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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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avor는 풍미, 향미, 멋, 운치라는 뜻이다. 요즘은 주말이면 외곽의 카페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만석이다. 이렇게 더운 여름 날 답답한 도심을 떠나 교외로 조금만 나가보면 그곳엔 풀과 나무와 꽃이 펼쳐져 있으니 카페에 앉아 있으면 에어컨 없이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다. 



    강서동에 위치한 flavor는 교외라고도 할 것 없는 곳으로 청주 도심 속에 자리한 곳이지만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카페이다. 주변의 산과 한적한 환경을 잘 이용한 이 카페는 넓은 대지 속에 자리한 카페에 앉아 있으면 마치 커다란 정원을 가진 대저택의 주인이 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조경이 잘 된 정원과 잔디가 예쁘게 자라있는 정원에 야외 테이블을 펼쳐놓고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고 있는 대저택의 주인처럼 말이다.
    정원을 가꾸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과 좀 더 가까이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인위적인 아름다움에서 지친 현대인들은 자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느낌에서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느끼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찾게 되는 것이다. 갑갑한 실내를 벗어나 정원에서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여유는 단독주택의 전유물이었지만 요즘은 옥상정원, 아파트 베란다 정원, 실내 플랜테리어 등으로 누구나 가까이에 나만의 정원을 가지려는 시도를 한다. 그만큼 자연의 치유효과를 인정하고 자연을 그리워한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 주말이면 자연을 벗 삼고 있는 교외의 카페들은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로 붐빌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이제 점점 자연친화적인 삶을 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삶을 일찍이 시도하고 실천하며 산 선구자 중 한명에 ‘타샤 튜더’라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가 있다. 타샤 튜더는 일 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비밀의 화원’인 ‘타샤 튜더의 정원’을 40여년에 걸쳐 가꾸었다. 보헤미안적 가풍에서 자라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타샤는 열다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그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동물을 키우면서 꽃을 가꾸는 일에 열중하기 시작한다. 이후 70여년 동안 <비밀의 화원> <소공녀>등의 일러스트를 내놓으면서 그림책을 그려 받은 인세로 산 버몬트 주의 30만평의 땅을 타샤의 정원으로 가꾼다. 타샤의 정원은 편리함을 쫓지 않다보니 전기나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타샤의 손길로 직접 가꾼 정원이다. 그러나 타샤의 손길이 닿으면 집과 정원과 살림은 예술이 된다.
    타샤 튜더는 맨발로 아름다운 정원을 거닐며 자연과 어우러진 삶을 살았다. 따뜻한 햇살과 푸릇푸릇 자라나는 잔디들과 형형 색깔의 꽃이 피어나는 이 계절, 타샤 튜더처럼 내 손으로 가꾼 아름다운 정원을 맨발로 거닐 수는 없지만 강서동의 카페 flavor를 방문하면 넓은 잔디 정원에 펼쳐진 테이블에서 자연을 벗 삼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동화보다 더 동화 같은 삶을 산 타샤의 삶을 꿈꾸며 타샤의 정원을 꿈꾸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