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도깨비의 장난? 푸른 바다 위를 자전거로 달리다
2024-09-27
라이프가이드 여행
2023~2024 한국관광 100선
도깨비의 장난? 푸른 바다 위를 자전거로 달리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
손에 닿을 듯한 하늘, 시리도록 푸른 바다. 동해의 그림 같은 풍경 모두를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강원 동해시 ‘도째비골스카이밸리’다. 2021년 6월 개장한 도째비골스카이밸리는 묵호등대와 월소택지지구 사이에 있는 도째비골에서 동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조성한 체험형 관광지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으로 마을 이름에 맞춰 도깨비를 테마로 한 조형물과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이곳의 백미는 약 59m 높이에서 푸른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스카이워크’다. 케이블 와이어를 따라 하늘 위를 달리는 자전거와 바다를 배경으로 30m 높이에서 내려오는 원통형의 자이언트 슬라이드 등 ‘스릴 만점’ 체험시설도 갖추고 있다. 직접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해랑전망대까지 동해를 짜릿하게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59m 높이 투명유리 아래 바다가
도째비골은 예전부터 어두운 밤에 비가 내리면 푸른 빛이 어른거려 도깨비가 출몰하는 골짜기라고 불렸다. 사실 이곳은 6·25전쟁 이후 가난한 이들이 몰려 살던 달동네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제비집처럼 작은 집들이 위태로운 경사로에 다닥다닥 생겨났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보며 ‘또 제비’라고 불렀는데 자연스럽게 발음이 비슷한 도째비가 골짜기 이름이 됐다고도 전한다.
이름처럼 입구에서부터 도깨비방망이와 도깨비를 테마로 한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올라가야 하지만 무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도깨비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매표소 입구에 닿는다. 매표소에서 입장권과 체험시설 이용료를 결제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카이밸리로 올라갈 수 있다.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스카이워크로 먼저 가보자. 아래에서 볼 때도 아찔하던 59m 높이의 스카이워크는 실제로 걸어보면 더욱 짜릿하다. 바닥 일부분이 투명 유리와 메시(Mesh) 철망으로 돼 있어 아래를 볼 때마다 허공을 걷는 듯 간담이 서늘해진다. 길이가 160m로 다리가 후들거려 끝까지 가는 데 한참 걸린다. 중도 포기하고 돌아가는 관광객도 자주 볼 수 있다. 아찔함을 감수한 만큼 스카이워크 끝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일품이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를 눈앞에 두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다. 푸른 바다와 맞닿은 하늘은 마치 손에 잡힐 듯하다. 관광객들은 이 풍경을 놓치지 않고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바쁘다. 멀리 보이는 묵호항과 도째비골 일대의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
스릴을 더 즐기고 싶다면 스카이 사이클이나 자이언트 슬라이드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스카이 사이클은 59m 높이에 설치된 와이어를 따라 상공을 달리는 자전거다.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다보면 비명이 절로 나온다.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원통 미끄럼틀을 타고 27m 아래로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스릴 대신 주변 관광지와 풍경을 즐겨도 좋다. 스카이밸리 주변에는 해랑전망대와 묵호항, 논골담길, 묵호등대 등 동해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풍부하다. 해랑전망대는 도째비골스카이밸리와 연계해 조성한 길이 85m의 해상 보도 교량으로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했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면 도깨비방망이 모양의 해랑전망대를 제대로 볼 수 있다. 해랑전망대는 직접 바다 위를 걸으며 동해를 더욱 가까이 즐길 수 있어 스카이밸리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 야간에는 경관 조명이 불을 밝혀 낮과 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매주 금~일요일에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해랑전망대와 묵호항수변공원 사이에 ‘도째비 야시장’이 열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다.
동해시 묵호동 논골담길은 묵호항의 역사와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묵호항은 한때 동해를 대표하던 항구다. 1941년 개항 이후 무연탄과 시멘트 운송으로 호황을 이뤘고 오징어와 명태잡이로 이름났던 곳이다. 묵호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항구 주변 언덕에는 판잣집이 늘어갔다. 오징어·명태잡이를 생업으로 했던 마을 사람들은 언덕 꼭대기 생선을 말리는 덕장으로 오징어, 명태를 지게나 대야로 날랐다. 오징어 더미에서 떨어지는 바닷물로 늘 질었던 골목엔 ‘남편과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남았다. 불꽃처럼 호황을 누렸던 묵호항은 1980년대 동해항이 개항하면서 쇠퇴했다. 젊은이들은 새 일자리를 찾아 묵호를 떠났다. 묵호 인구가 절반 이상 줄었고 빈집도 늘었다. 현재 거주자들은 대부분 노인이다.
논골담길, 묵호등대에서 만나는 추억과 낭만
쇠락한 동네에 2010년 반전이 일어났다. 동해문화원이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을 벽화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감성마을’로 변신했다. 고된 뱃일을 마친 일꾼들이 매일 들러 막걸리와 노가리 안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던 대폿집, 오징어와 명태, 문어를 말리던 사람들, 아이들이 뛰놀던 풍경이 벽화로 다시 살아났다.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 등대오름길 등 총 네 개 길에 116개 벽화가 있다. 그림이 낡으면 새 벽화를 그려 마을을 단장한다.
가파른 언덕길 한두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서 벽화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이 멈춘 듯한 판잣집들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항구와 어선들, 그 뒤로 펼쳐진 동해가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2013년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의 촬영지나 골목 곳곳 숨어 있는 카페와 쉼터, 펜션 등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논골담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바람의 언덕’에는 포토존도 많아서 사진을 찍기에 좋다.
논골담길은 묵호등대로 이어진다. 해발 고도 67m에 자리한 묵호등대는 1963년부터 묵호항을 지나는 어선들의 길을 밝혀주던 곳이다. 지금은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등대 1층에 있는 디지털 방명록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내부 계단을 통해 등대에 오를 수 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와 일대 풍경도 시원하다. 논골담길의 아기자기한 풍경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의 짜릿한 풍경을 한 발 떨어져 느긋하게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스릴은 없어도 낭만이 넘친다.
59m 높이 투명유리 아래 바다가
도째비골은 예전부터 어두운 밤에 비가 내리면 푸른 빛이 어른거려 도깨비가 출몰하는 골짜기라고 불렸다. 사실 이곳은 6·25전쟁 이후 가난한 이들이 몰려 살던 달동네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제비집처럼 작은 집들이 위태로운 경사로에 다닥다닥 생겨났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보며 ‘또 제비’라고 불렀는데 자연스럽게 발음이 비슷한 도째비가 골짜기 이름이 됐다고도 전한다.
이름처럼 입구에서부터 도깨비방망이와 도깨비를 테마로 한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올라가야 하지만 무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도깨비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매표소 입구에 닿는다. 매표소에서 입장권과 체험시설 이용료를 결제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카이밸리로 올라갈 수 있다.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스카이워크로 먼저 가보자. 아래에서 볼 때도 아찔하던 59m 높이의 스카이워크는 실제로 걸어보면 더욱 짜릿하다. 바닥 일부분이 투명 유리와 메시(Mesh) 철망으로 돼 있어 아래를 볼 때마다 허공을 걷는 듯 간담이 서늘해진다. 길이가 160m로 다리가 후들거려 끝까지 가는 데 한참 걸린다. 중도 포기하고 돌아가는 관광객도 자주 볼 수 있다. 아찔함을 감수한 만큼 스카이워크 끝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일품이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를 눈앞에 두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다. 푸른 바다와 맞닿은 하늘은 마치 손에 잡힐 듯하다. 관광객들은 이 풍경을 놓치지 않고 기념사진을 남기느라 바쁘다. 멀리 보이는 묵호항과 도째비골 일대의 풍경도 한 폭의 그림 같다.
스릴을 더 즐기고 싶다면 스카이 사이클이나 자이언트 슬라이드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스카이 사이클은 59m 높이에 설치된 와이어를 따라 상공을 달리는 자전거다.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다보면 비명이 절로 나온다.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원통 미끄럼틀을 타고 27m 아래로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스릴 대신 주변 관광지와 풍경을 즐겨도 좋다. 스카이밸리 주변에는 해랑전망대와 묵호항, 논골담길, 묵호등대 등 동해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풍부하다. 해랑전망대는 도째비골스카이밸리와 연계해 조성한 길이 85m의 해상 보도 교량으로 도깨비방망이를 형상화했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면 도깨비방망이 모양의 해랑전망대를 제대로 볼 수 있다. 해랑전망대는 직접 바다 위를 걸으며 동해를 더욱 가까이 즐길 수 있어 스카이밸리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 야간에는 경관 조명이 불을 밝혀 낮과 다른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매주 금~일요일에는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해랑전망대와 묵호항수변공원 사이에 ‘도째비 야시장’이 열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다.
동해시 묵호동 논골담길은 묵호항의 역사와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묵호항은 한때 동해를 대표하던 항구다. 1941년 개항 이후 무연탄과 시멘트 운송으로 호황을 이뤘고 오징어와 명태잡이로 이름났던 곳이다. 묵호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항구 주변 언덕에는 판잣집이 늘어갔다. 오징어·명태잡이를 생업으로 했던 마을 사람들은 언덕 꼭대기 생선을 말리는 덕장으로 오징어, 명태를 지게나 대야로 날랐다. 오징어 더미에서 떨어지는 바닷물로 늘 질었던 골목엔 ‘남편과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남았다. 불꽃처럼 호황을 누렸던 묵호항은 1980년대 동해항이 개항하면서 쇠퇴했다. 젊은이들은 새 일자리를 찾아 묵호를 떠났다. 묵호 인구가 절반 이상 줄었고 빈집도 늘었다. 현재 거주자들은 대부분 노인이다.
논골담길, 묵호등대에서 만나는 추억과 낭만
쇠락한 동네에 2010년 반전이 일어났다. 동해문화원이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풍경을 벽화로 그리기 시작하면서 ‘감성마을’로 변신했다. 고된 뱃일을 마친 일꾼들이 매일 들러 막걸리와 노가리 안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던 대폿집, 오징어와 명태, 문어를 말리던 사람들, 아이들이 뛰놀던 풍경이 벽화로 다시 살아났다.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 등대오름길 등 총 네 개 길에 116개 벽화가 있다. 그림이 낡으면 새 벽화를 그려 마을을 단장한다.
가파른 언덕길 한두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서 벽화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이 멈춘 듯한 판잣집들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항구와 어선들, 그 뒤로 펼쳐진 동해가 색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2013년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의 촬영지나 골목 곳곳 숨어 있는 카페와 쉼터, 펜션 등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논골담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바람의 언덕’에는 포토존도 많아서 사진을 찍기에 좋다.
논골담길은 묵호등대로 이어진다. 해발 고도 67m에 자리한 묵호등대는 1963년부터 묵호항을 지나는 어선들의 길을 밝혀주던 곳이다. 지금은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등대 1층에 있는 디지털 방명록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내부 계단을 통해 등대에 오를 수 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와 일대 풍경도 시원하다. 논골담길의 아기자기한 풍경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의 짜릿한 풍경을 한 발 떨어져 느긋하게 감상해보는 것도 좋다. 스릴은 없어도 낭만이 넘친다.